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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건강 꿀팁 상식

내 생애 첫 대장내시경 리얼후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ㅠㅠ

by ⭐와우하는 여자⭐ 2019. 2. 19.

 

우선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른다ㅠㅠ

그 동안 한 번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내시경 검사 예약을 잡은 뒤로는 늘 마음 한구석이 방학숙제를 하나도 하지 못한채 개학을 앞둔 학생마냥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이다.

 

사실 검사 자체나 결과 따위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오로지 나를 떨게 했던 것은 바로 대장내시경의 폭풍전야제... 주변에 대장내시경을 경험해 본 여러 사람들의 힘겨운 사투(?) 경험담을 익히 들어왔었기에 너무나 무서웠다.

 

그들의 공통적인 대장내시경 전야제 후기로는

1. 약이 맛이 없다.
2. 끝도 없이 싼다.
3. 쌌는데 또 싼다.
4. 똥꼬가 좀 헌다.

였기에....

 

어쨌든 D-Day는 다가왔고, 위&대장내시경을 무사히 다 끝나고 나서야 나처럼 처음 내시경검사를 앞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과 팁을 주고자 이 글을 쓴다. 😀

이제는 웃으며 쓸 수 있는 이 여유~ 라리라♪

 

 

 

 

윽-

보기만해도 진절머리가 나는 크리쿨산.

사진만 봐도 냄새가 느껴지는 듯 하다..ㅠㅠㅠㅠ

 

2박스인 이유는 남편과 같이 검사받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 검사 예약을 하면 병원에서 미리 위와 같은 약을 준다.

 

 

 

 

대장내시경은 약 일주일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검사에 방해가 되는

김, 김치, 깨, 나물, 미역,

씨있는 과일(키위, 딸기 등)은

3일전부터 섭취를 피해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김과 김치 못 먹는게

가장 힘들었다...ㅠㅠ 

 

 

사람은 청개구리와도 같아서 

먹지말라면 왜 더 먹고 싶던지....

 

하지만 이것 하나만 생각하면

식욕을 꾹 참을 수 있다.

 

"어차피 너는 다 싸야돼"

 

덜 고생하려면 덜 먹는게

최선임을 잊어선 안된다.

 

 

 

 

드디어 검사 하루 전...

아침, 점심 두 끼니를 밥을 끓여 죽처럼 먹었다.

그리고 주의사항에 써있는 "탈수예방을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하세요." 라는 문구를 새겨들어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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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곱씹어봐도 너무 무서운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싸길래 탈수까지...???

ㄷㄷㄷ

 

 

 

 

두둥.

대장내시경 전날 오후 8시.

크리쿨산을 개봉할 때가 왔다.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단 말 따위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대장내시경 전처치용 세장제잖아!!!

 

 

 

 

이미 병원에서 새심하게 알려주지만 먹기전에 한 번 더 필독.

크리쿨산 A제와 B제를 용기에 같이 넣은 뒤, 물 500ml를 추가하여 잘 섞이도록 흔든 뒤 한 통을 다 마시면 된다.

그리고 이거를 3번, 다음날 새벽에 1번. 

총 4번을 반복하면 된다.

 

다른 건 몰라도 맛은 의외로(!) 먹을 만 했는데 냄새가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역했다...ㅠㅠ

옆에서 같이 먹는 신랑은 생각보다 괜찮다며 후딱후딱 마셔버리는데 나는 냄새때문에 마실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섞고나서 뚜껑열자마자 진짜 웩- 할 정도로 매우 역한 냄새ㅠㅠ

 

 

어찌어찌 어떻게 첫 한 통을 원샷하고...

남편과 경건한 마음으로 신호(?)를 기다리며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그렇게 20여분이 지났을까??

 

남편이 갑자기 다급하게 화장실로 달렸다.

정말 긴박하게 달려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뭐야 ㅋㅋ"

라며 피식거리는 순간.

 

나 또한 엉덩이를 부여잡고

급히 안방화장실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여러분.

저희처럼 부부가 함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면

집에 화장실이 꼭 2개여야합니다.

 

아무리 남편/아내를 사랑해도 양보가 안돼요...

왜냐면, 물똥엔 장사없거든요ㅠㅠ

 

 

 

그렇게 오후 8시반부터 시작된 전쟁은 자정이 다 될 때까지 각자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묽다 못해 물을 싼다는 느낌이기에 싸는 것 자체에는 힘이 들지 않았으나 왜 경고사항에 '탈수 증상'이 써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진이 빠지고 기력이 쇠하기 시작하는데, 쌀 만큼 싸고나니 남편과 나는 살빠진 것 같다며 몸무게 한 번 재 보자고 깔깔거리는 여유를 되찾기도 했다.

 

 

🌷🌷🌷

 

실제로 약 3kg 정도가 빠졌었으며,

육안으로도 뱃살이 홀쭉해짐.

하지만 다음날이면 기적처럼 회복됨.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새벽4시.

마지막 한 통.....

 

싸다지쳐 잠든지 3시간만에 다시 일어나서

억지로 1.5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까운 일이었다.

 

 

 

 

먹는 방법은 전날과 동일하나 마지막 한 포는 장의 가스를 제거해 줄 '가소콜액'을 추가하여 먹으면 되는데, 물의 양도 1.5리터를 마셔야된다.

 

이 때는 사실 어젯밤 쌀 만큼 다 쌌는데 뭘 또 싸.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몸 속에 응가공장이 있는지 새벽에도 꽤나 쏟아냈다....;;;;;;

거의 다 쌀 무렵에는 아주 맑은 노란물이 나오는데 그 뒤로는 진짜 쌀 게 없다고 보면 된다...ㅠㅠ

 

 

 

이렇게 퀭-한 상태로 샤워만 후딱 하고 남편과 병원으로 출동.

화장도 안하고 퀭하게 가는 거라 부끄러웠는데 막상 도착하고보니 우리를 비롯하여 다들 다크가 볼까지 내려와 힘없이 앉아들있길래 동지감이 들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비주얼이 얼핏 좀비병동같은 느낌 ㅋ

 

 

 

 

수면내시경으로 위&대장내시경을 같이 진행할 거라 검사동의서를 작성한 뒤 무사히 검사 잘 받으면 비로소 모든게 끝난다. ^^

나는 수면마취 깨자마다 위와 대장이 모두 깨끗했다고 하여 안심이었는데 남편은 작은 용종 하나 떼어 조직검사 결과 나오면 연락준다고 해서 조금 걱정이었다. 다행히 일주일뒤 병원에서 온 결과는 남편 역시 작은 염증에 불과한 정도로 이상무!

 

튼 생애 첫 대장내시경이었던지라 바들바들 겁먹고 힘든 전야제를 보냈는데, 다음 번에 또 받을 때는 태연하게 받기는 개뿔! 이 고통을 맛보았기에 더 힘들 것 같다... 으헝 ㅠㅠ

 

약 먹기 정말 싫으어 ㅠㅠㅠ

싸다지쳐 잠들기 싫으어 ㅠㅠㅠ

 

 

이것만 기억하세요! 

3일 전부터 과식하지마세요.

"어차피 당신이 싸야할 것들입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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