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신혼때는 마냥 즐거웠다.
밖에서 데이트하다 아쉬운 마음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서던 연인이 아닌, 이제는 같이 영화보고 외식하고, 같은 집에 들어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는 신혼 시절을 보냈다.
결혼 후, 2년의 신혼기간동안 밤늦도록 TV보면서 치킨 뜯는것도 마냥 즐거웠기에 맞벌이 부부라 퇴근후에는 서로 피곤하단 핑계로 평일에는 잦은 외식과 야식이 반복되었다. 그러다보니 주말에는 느즈막히 일어나 대형마트에서 일주일치의 장을 왕창 몰아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게다가 어디 그 뿐이랴. '신혼'이란 핑계로 해보고 싶었던 집꾸미기와 각종 살림살이에 대한 로망때문에 자주 쓰지도 않을 살림도구들을 '예쁘다'라는 핑계로 이것저것 사들이기 시작했다. 굵직한 가전제품은 물론 소소한 포크며 작은 간장종지까지 어찌나 갖고싶고 예쁜 것들이 많은지...
정말이지 신혼때는 돈 쓰는
모든 행위들이 마냥 즐거웠다.
그렇게 만 2년이 지나고 결혼 3년차에 돌입했다.
서툴지만 소꿉놀이마냥 재미있던 살림들이 손에 익자 보이지않던 불필요한 지출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과금과 아파트대출, 각자의 용동과 보험 등을 제외한 고정 생활비를 매달 정해놨었지만 언제나 그 금액보다 오버해서 썼으며 그러다보니 매달 카드값이 만만치않았다.
결혼하면 그래도 데이트비용이 안드니 돈을 덜 쓰겠지? 했던 우리의 생각은 보기좋게 틀린 것이다.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주 즐겼던 외식과 한꺼번에 일주일치의 장을 몰아보니 해먹은 것보다 상해서 버리는 식재료들도 엄청났다.
결혼 3년차에 냉정하게 우리의 생활 패턴과 가계부를 돌아보니 남아있는 것은 코딱지만큼 붙어있는 약간의 적금과 더불어 우리와 늘 함께했던 치킨 닭뼈다귀 개수만큼의 아랫배가 전부였다.
이렇게 살다가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인생이었다. 냉정하게 우리 부부의 살림을 돌아보니 좋게 얘기하면 '아직 아기가 없어서 다행'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철딱서니가 없었다'.
은행 저축이 능사였던 고금리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소득을 버라이어티하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주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살림 절약의 첫 걸음이 아닐까싶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하나하나 소소한 절약의 실천을 블로그에 남기기로 결심했다.
그래야 작심삼일에 그치지않고 스스로 부지런해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선은 이 글을 씀과 동시에 우리 가정의 '고정지출'과 '가계부채', 그리고 매달 나갔던 '식비'와 '기타 쇼핑' 비용 등을 대충 산정하여 평균을 내봐야겠다.
아마도 내가 예상하는 금액보다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올 것 같기에 산정하는 것이 너무 두렵지만, 더 늦기전에 냉정하게 나쁜 소비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겠지.
부끄럽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가 왔다. 부디 이 첫 글을 시작으로 적어도 6개월뒤에는 웃으며 이 글을 다시 돌아볼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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