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표선분식집 '밥말리'에서 떡볶이랑 김밥 먹고왔어요. 엄마가 해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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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표선분식집 '밥말리'에서 떡볶이랑 김밥 먹고왔어요. 엄마가 해준 맛!

by ⭐와우하는 여자⭐ 202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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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제주도로 여행가면 전 날에 가야할 맛집 좌라락- 뽑아놓고 하나씩 도장깨기 하곤 했었어요. 근데 이제는 제주도가 언제든 훌쩍 다녀오기 좋아져서 SNS에 떠도는 유명맛집들 보다는 여행당일에 즉흥적으로 땡기고 눈에 띄는 밥집을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 기록할 분식집이 그렇습니다.

간판이 화려하지도, 건물이 크지도 않지만 이 근방을 오갈 때마다 묘하게 시선을 끄는 자그마한 분식집이었어요. 남편이 때마침 '오늘 분식 땡기지 않아?' 하길래 '나 마침 봐둔곳이 있었어!' 하고 바로 다녀왔어요^^

 

이름도 외관도 귀여운 '밥말리'

밥을 말아주기 때문에 밥말리인가 봅니다 ㅎㅎ

 

 

 

 

 

보다시피 가게 규모가 아담합니다.

장사하신지 시간이 꽤 오래 돼 보여요.

그 만큼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 곳이라 생각되어 왠지모를 믿음이 가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바로 옆에 있는 맛나국수집도 가보고 싶어요 ㅎㅎ)

 

 

 

따로 마련된 주차장은 없고,

가게 바로 맞은 편 횡단보도 건너편에 표선면사무소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여기에 주차하면 걸어서 1분입니다.

공영주차장은 최초 30분은 무료 / 이후 초과 15분 마다 300원(아마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예상은 했지만 가게에 들어서니 규모가 매우 작아서 1초? 당황했습니다 ㅎㅎ

작은 테이블이 딱 3개 있어요.

제일 큰 테이블은 4명이 먹기 좋고, 그 다음은 2명, 그 다음은 1인석이에요.

 

제가 갔을 때는 마침 타이밍이 좋아 아무도 없었는데, 주문하고 물 한 잔 뜨는 사이에 금방 나머지 테이블 2자리마저 다 찼어요.

4번째 손님은 아저씨 두 분이셨는데 자리가 없어 김밥만 포장해가셨습니다ㅠㅠ

 

 

 

밥말리 메뉴판입니다.

김밥 가격은 3,500원, 쫄면은 7,500원, 떡볶이는 8천원.

 

저희부부는 떡볶이 하나, 김밥 두 줄 시켰는데 저희 다음으로 온 두 여자분(각자 따로 혼밥하러 오신 다른 두 분)이 모두 쫄면을 주문하는 걸 보고 다음에는 쫄면을 꼭 먹어봐야지- 하고 다짐했어요 ㅎ

아마도 쫄면 맛집인 것 같아요!!

 

 

 

 

'밥 말리' 이름답게 곳곳에 보이는 감각적인 색감과 밥 말리 깨알 사진들.

 

사실 들어서기 전까지 상호명만 보고 센스넘치는 젊은 사장님이 계실 줄 알았는데, 어머님 한 분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어머님 1인 식당 분식점이라서 주문하는 즉시 바로 조리해주시고,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려요. 떡볶이 1인분에 김밥 두 줄 나오는데 약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떡볶이와 밥말리김밥

 

 

 

음식 딱 나오자마자 여태까지 먹어온 떡볶이와는 달리 낯설면서도 어딘지모르게 친숙한 빛깔에 깜짝 놀랐어요.

위에 얹어진 냉동만두부터 흩뿌려진 라면스프 느낌의 야채토핑이 집에서 해먹는 떡볶이 느낌이더라고요.

 

 

실제로 달지도 짜지도 않은 국물에서 초등학교 시절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딱 그 맛이었습니다.

그간 비슷비슷한 체인점들의 국물떡볶이에 길들여져있다가 오랜만에 집밥 느낌의 떡볶이 맛을 맛보니 맛 자체를 떠나 너무 반가웠어요.

 

 

 

밥말리김밥도 소박한 비주얼에 집에서 엄마가 싸주던 맛!

참기름이 과하게 발라있지도 않고, 김밥 위에 그 흔한 깨도 없지만 꽤 맛있습니다.

 

 

 

단무지, 햄, 오이, 달걀지단, 당근.

딱 있어야 할 재료들만 있어요.

개인적으로 우엉이 들어있음 더 맛있을 것 같지만 어머님 혼자서 꾸리는 가게이다보니 아무래도 재료준비에도 한계가 있으실 것 같아요.

 

만약에 김밥만 달랑 시켰더라면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떡볶이 국물에 푹 적셔먹기에는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김밥을 절반쯤 먹다보니 이래서 일부러 깨를 안뿌리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반 떡볶이용 어묵 말고도 굵직한 꼬치 어묵도 들어있어요!

오뎅 크기가 일정하지않아서 더 엄마가 해준 느낌이 나요 :)

 

 

 

무엇보다 너무 반가웠던 건 떡이 충분히 불어있지 않고 밀떡이 살짝 간이 덜 배어있어서 '정말' 집에서 만들어먹는 떡볶이 느낌이 났다는 점입니다.

 

오직 맛 자체로만 평가하기에는 훌륭한 분식집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낡고 아담한 가게가 주는 편안함, 분주히 움직이시는 어머님, 어쩐지 피식 웃음이 나는 밥말리라는 이름에서 왠지 다음에 표선에 온다면 다시 오고싶다-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시끄러운 곳이 싫으신 분, SNS 맛집보다 현지 로컬 분위기를 찾는 분, 어릴 적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맛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애게는 한 번쯤 권해드리고픈 작은 분식집 소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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